박효석 시인, 22번째 시집 ‘엄마라는 이름으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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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시사문단사
2018-08-17 13:42
서울--(뉴스와이어)--한국 문학계 원로 시인인 박효석 시인이 ‘어머니’라는 소재로 연작 작품 70여편을 묶어 스물두번째 시집 ‘엄마라는 이름으로’를 출간했다.

박효석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사연이 있다. 그는 6.25 전쟁고아 출신 시인으로, 6.25 전쟁 당시 박효석 시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경기도 안양에서 그의 나이 4세 때 전쟁 폭격을 통해 부모를 잃었다. 한 고아원에서 살아남은 누이와 그렇게 한평생을 살아왔고, 그는 이번 시집에 특히, 장모를 간호하면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어머니에 대한 감성시를 엮어냈다.

마경덕 시인은 ‘엄마라는 이름으로’의 해설사에서 ‘사십 년, 유장하게 쌓은 스물두 권의 견고한 탑’이라는 제목을 띄우고 십여 페이지를 작성했다.

마경덕 시인은 “작가는 경쟁사회에서 생존에 필요한 기표 중에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어서 무의식과 분리될 수 없는 필연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의식할 수 있는 한계, 즉 의식역(意識閾)을 벗어난 무의식은 소멸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의식하(意識下)에서 의식이 되도록 대기 중이라고 한다. 잠재된 의식의 밑바닥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시 쓰기는 비가시적(非可視的)인 영혼의 소리까지 채집하고 사물이 지닌 본질, 원형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이어서 인간의 정서 함양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시인의 다양한 경험은 자극제가 되어 다채로운 상상을 유발하기에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것을 담아내기 위해 시인은 익숙한 장면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대상에 접근하고 ‘적극적 개입’을 시도한다. 공간에 없는 풍경을 실제처럼 재현하고 그 공간에 참여해 현실에 존재하는 ‘비현실적 순간’을 기록하며 ‘가상의 느낌’을 체득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재탄생된 경험은 관찰의 각도에 따라 여러 갈래의 작품으로 파생된다. ‘색경’은 단순히 반복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울림이 큰 작품이다. 거울과 여자는 평생 뗄 수 없는 관계이고 거울은 여인의 분신 같은 소품이다”며 “박효석 시인은 거울 속에 ‘어머니 이전’의 꿈 많은 여인을 보았다. 어머니도 이전엔 아리따운 한 여인이었다. 깨진 꿈과 베갯잇을 적시던 눈물과 시름으로 깊어진 주름살이 거울에 적혀있다. ‘색경’은 아름다운 꿈이 ‘퇴색되어 가는 과정’을 거울을 통해 차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해설했다.

박효석 시인은 시집을 펴낸 이유에 대해 자서에서 “요즘은 아내를 통해서도 어머니의 이미지를 많이 발견하곤 한다. 자식들을 한시도 가슴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아내를 보면서 어머니라는 천성은 천륜의 대물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어떻게 보면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과 헌신이 우둔해 보일는지 모르지만 이 세상에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풀기만 하는 사랑과 헌신은 오로지 어머니뿐이 없기에 어머니는 종교 중의 최고의 종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시집이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공통분모가 되어 그리운 고향 같은 위로가 되길 바라면서 아내이면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아내에게도 지금까지 엄마로 살아온 삶이 결코 헛되거나 우둔한 삶이 아니었다는 걸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집을 엮은 월간 시사문단사 대표 손근호 시인은 “박효석 선생의 시집 원고를 받고 몇 번이나 읽었다”며 “부모에 대한 자식의 효, 장모에 대한 사위의 효 등 이제는 현실적으로 늙었다고 손사래 치는 오늘날에 이 시집의 추천작으로 ‘똥칠’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똥칠>

박효석

어머니가 이 세상에 머물 시간이
얼마 안 남으셨는지
기척도 못 하시고
대소변도 못 가리신다

병원서 임대한 침대에 누우셔서
하루에도 수도 없이
차고 계신 오줌주머니에
소변을 흘리시고
차고 계신 기저귀에
변을 보신다

내가 갓난아기였을 때
어머니가 나의 대소변을 치워주셨던 것처럼
이젠 내가 갓난아기가 된
어머니의 대소변을 치워드린다

이따금 정신이 들어왔다 나갔다 할 때마다
어머니는 미안하신지
무의식중에도 대소변을 정리하시려고 애쓰시다가
마치 내가 갓난아기였을 때
내가 눈 똥을 손으로 주물럭거렸던 것처럼
이제 본인이 머물다 갈
얼마 남지 않은 이 세상의 구역을 표시해 놓으시려는지
이곳 저곳 침대에다 똥칠을 하신다

그런 어머니가 너무나 안쓰러워
사랑과 속죄의 눈물로 깨끗이 목욕시켜 드리면
어머니가 아기처럼 빙그레 웃으신다

사람은 늙어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되면
다시 또 갓난아기로 돌아가나보다

한편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효석문학상에는 대전 한밭대학교 전 인문과학대학 학장이자 현 한밭대 평생교육원 시창작 교수인 김선호 시인이 선정됐다. 출판식과 시상식은 25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무악동 63-4 송암빌딩 빈여백 동인 클럽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박효석 선생 약력

· 동국대학교 문화예술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 1978년 시문학으로 문단 등단
· 월간 문예사조 기획실장 및 신인상 심사위원 역임
· 월간 순수문학 편집위원 및 신인상 심사위원 역임
· 월간 시사문단 회장
· 월간 시사문단 편집고문 및 신인상 심사위원
· 월간 시사문단 문학상 심사위원 및 풀잎문학상 심사위원, 해외문학상 심사위원
· 2015년 오산문학상 대상 및 신인상 심사위원장
· 경기도 청소년 예술제 추진위원 및 문학부문 심사위원장
· 경기도 예술상 운영위원장 노작 홍사용 문학상, 나혜석 미술상, 홍영후 음악상 운영위원장
· 효석문학상, 청맥문학상, 미석문학상 운영위원장
· 1994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창작기금 수혜자
· 1994년 경기도문화예술진흥원 창작기금 수혜자
· 경찰의 날에 행정자치부장관, 경찰청장, 경찰대학장으로부터 표창장 받음(4회)
· 경찰대학교에서 30년간 문예창작을 지도하였으며 삼성전자에서 20년간 문하생을 배출 함
· 한국문인협회 동인지 문학연구위원회 연구위원 및 한국 현대 시인협회 지도위원
· 작곡가 ‘변훈’에 의해 시 ‘순이야’와 ‘우리의 수원’이 가곡으로 작곡됨
· 15시집 ‘시인과 농부’가 2016년도 제주도 서귀포 시민의 책 추천도서 80권에 선정됨

◇수상 경력

· 1985년 제 2회 수원시 문화상 예술부문 수상
· 제 12회 문예사조 문학상 대상 수상
· 제 1회 북한강 문학상 대상 수상
· 제 11회 시예술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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