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 중국계 이민자의 해외 부동산 투자와 문화적 배경 간 상관관계 규명

2017-09-13 18:28
홍콩--(뉴스와이어)--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기회가 있는 나라로 터전을 옮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민을 결심할 때 사람들은 문화적 정체성을 포기하고 정착국가의 단일 문화에 동화될까, 아니면 새로운 곳에서 세력을 이루려고 함께 모여 살며 모국 문화의 특성을 보전할까?

홍콩중문대(CUHK) 경영대학원 호텔관광경영학·재무학과의 매기 롱 후(Maggie Rong Hu) 조교수가 시드니공대의 애드리안 D. 리(Adrian D. Lee)와 공동 연구한 결과, 답은 후자였다. 연구에 따르면 시드니에 정착한 이민자 그룹은 모국 문화와 유사한 문화권이 형성된 지역에 집을 얻을 확률이 높았다. 문화적 거리가 가까운 지역에 거주하려고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할 의향도 더 컸다.

특히 동아시아, 그 중에서도 중국인 그룹이 모국 문화와 친숙한 지역사회를 선택하고 그곳에 거주하려고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확률이 가장 높았다.

후 교수는 “조사 결과, 부동산 가격에 있어 개인의 문화적 배경이 중요한 요소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후 교수에 따르면 세계화는 사회의 통합을 촉진해 수백만 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 시드니, 런던, LA, 토론토처럼 구성원의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메가시티가 일반화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의 구성원과 모국 문화 사이의 관계가 주택시장에서의 개인적, 재무적 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보고서 ‘멜팅 팟 또는 샐러드볼: 문화적 차이와 부동산 투자(Melting Pot or Salad Bowl: Cultural Distance and Housing Investments)’는 투자자의 문화적 배경과 주변지역의 문화적 차이가 주택 구매 시 위치 및 가격과 관련한 의사 결정에 영향을 끼치는지 탐구했다.

‘멜팅 팟’이란 다양한 종교, 국적, 인종 집단이 한데 뒤섞인 그룹을 지칭한다. ‘샐러드 볼’은 샐러드에 각자 다른 재료들이 들어 있는 것처럼 동화되지 않은 인종 집단들이 각자 정체성을 유지한 채 공존하는 형태를 말한다.

후 교수는 “문화적으로 다양한 도시에서 ‘멜팅 팟’과 ‘샐러드 볼’ 이론 중 무엇이 더 사실에 가까운지 알아보고자 했다. 즉 각각 다른 재료가 한 그릇에 모두 뒤섞여 있는지, 아니면 같은 그릇에 있으면서도 각자 형질을 유지하고 있는지 살펴 보았다”고 말했다.

◇연구 내용

연구진은 호주 시드니를 연구 대상으로 설정했다. 문화적으로 가장 다양하고 규모가 큰 도시이자 인구 중 다수가 이민자 출신이기 때문이다. 2011년 호주통계청 인구조사에 따르면, 시드니 시내 거주자 57%가 非호주인 또는 영국 출신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호주 부동산 모니터(Australian Property Monitors)가 2006~2013년 동안 집계한 시드니 메트로폴리탄 지구 내 개인 주택 거래 데이터를 분석했다. 호주 부동산 모니터는 은행, 금융시장, 전문 부동산중개인 및 소비자에게 온라인 부동산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유력 기관이다. 연구진은 거래 가격, 거래일, 부동산 주소, 매매자 이름, 부동산 주요 특징 등이 포함된 데이터셋을 제공 받았다.

또한 2006~2011년 호주 통계청 인구조사 데이터에 나타난 주택지구 인구 통계 특성을 활용해 시드니의 인종 구성 분포를 파악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2011년 기준 시드니의 5대 인종 집단은 호주인, 중국인, 아일랜드인, 이탈리아인, 아랍인이었다.

이어 연구진은 주택 구매자의 모국 문화와 부동산 주변 지역의 문화 간 차이를 측정하고자 ‘문화 거리(culture distance)’란 개념을 도입했다. 사회과학 연구에 널리 쓰이는 헤이르트 호프스테드 교수의 6차원 문화체제를 기반으로 문화 거리를 계산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각 국가는 불확실성 회피, 개인주의, 권력 거리, 남성성, 장기 지향성 및 관용 등 6개 차원에 입각해 0점에서 100점의 점수를 얻는다.

예를 들어 호프스테드 교수(2001)에 따르면 호주와 중국은 개인주의, 장기 지향성(다이어그램 참고) 등 여러 차원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연구진은 복잡한 수식을 이용해 전체 표본의 문화 거리 평균값이 1.99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전체 인종 집단 중에서 호주 투자자들이 1.35로 가장 낮은 평균 문화 거리를 기록한 것은 당연했다. 중국 주택 구매자의 평균 문화 거리는 2.50이었다. 문화 거리가 멀어질수록 주택 구매자와 지역 사이의 문화적 차이가 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주택구매자와 지역 간의 문화적 거리가 주택 구매 결정 과정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

◇문화적 거리 민감성

예상한 대로 문화적 거리는 부동산 투자자가 위치와 거래 가격을 선택할 때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부동산을 선택할 때 주택 구매자는 모국 문화와 유사한 환경의 지역을 선택할 확률이 높았다. 문화적 거리가 가까운 지역 내 부동산에 평균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도 더 컸다.

문화적 거리와 집값은 반비례 관계인 셈이다. 주택 구매자와 부동산 주변 지역의 문화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거래되는 집값은 떨어지는 양상을 띤다.

연구에 따르면 주택 구매자와 지역 간 문화적 거리가 1유닛만큼 줄어들 경우 집값은 1.1%, 즉 7382호주달러씩 증가했다. 이때 1유닛이란 표본상의 호주인과 중국인 평균 구매자 간 문화적 거리 격차를 말한다.

◇아시아인과 거주 문화 선호도

이번 연구가 흥미로운 점은 인종 집단에 따라 거주 문화 선호도에 차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후 교수는 “아시아 출신 투자자들은 유럽, 호주 투자자들에 비해 거주 문화 선호도가 강력하게 발현됐다. 그 중에서도 중국인 집단은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자국 문화와 가까운 지역에 집을 사려는 경향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아시아 부동산 투자자와 부동산 주변지역 간 문화적 거리가 1유닛씩 줄어들 경우, 집값은 2~4%씩 상승했다. 유럽 투자자일 경우엔 상승폭이 1.3%에 불과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온 이민자들 중에는 호주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국 문화에 끈끈한 연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후 교수는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거주 문화 선호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유럽인은 아시아 이민자에 비해 일찍 정착한 집단이며 문화적 거리도 그리 멀지 않다. 따라서 현지 호주 사회에 더 잘 적응하고 있고 마국과의 연대감도 그리 강하지 않은 편이다.

후 교수는 “문화적 거리 민감성 또는 거주 문화 선호도는 늦게 정착한 이민자 집단보다 먼저 자리잡은 인종 집단에게서 더 약하게 발현된다”고 말한다.

주목할 점은 실제 중국이 최근 몇 년간 호주 이민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중국 투자자 사이에서 호주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이다. 호주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자본의 호주 부동산 투자 규모는 2010년 이후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시드니 시내에 있는 신축 아파트의 절반 가량을 중국인 투자자가 싹쓸이하기도 했다.

◇정책적 함의

이번 연구로 주택 구매자가 문화적 근접성을 느끼는 지역 부동산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후 교수는 이번 연구가 사회 다양성 및 도시 계획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해외 출신 이민자가 자국 문화가 보전된 곳에 자연스럽게 끌린다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이민자와 지역사회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후 교수는 “인종 집단별로 다른 주택 투자 선호도를 인식하고 배려한다면 더욱 효율적인 도시 계획을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는 시드니 개인 투자자의 주택투자 결정을 통해 문화와 인종 분리가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을 밝혀냈다.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밴쿠버처럼 이질적 문화가 공존하는 이민 도시에서 이와 유사한 현상이 또 관찰될 수 있다”고 결론 맺었다.

참고자료:
Hu, Maggie Rong and Lee, Adrian D., 멜팅 팟 또는 샐러드볼: 문화적 차이와 부동산 투자(Melting Pot or Salad Bowl: Cultural Distance and Housing Investments) (2017년 8월 31일). 제28회 오스트랄라시아 파이낸스 앤 뱅킹 컨퍼런스(Australasian Finance and Banking Conference)에서 발표.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 측은 China Business Knowledge (CBK)에 이 보도자료를 먼저 게시했음.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CUHK Business School) 개요

1963년 설립된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은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경영학 학사 학위와 MBA, EMBA 과정을 모두 제공하는 기관이다. 본교는 현재 4천4백여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홍콩 내에서 가장 많은 경영대학원 졸업생(3만2000명 이상)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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