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ET, 스웨덴연구협의회 ‘양성평등 관찰보고서’에 대해 “성별에 따라 평가 내용 달라져야” 밝혀

2017-03-09 11:35
서울--(뉴스와이어)--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소장 한화진, 이하 WISET)가 스웨덴연구협의회(Swedish Research Council)의 ‘연구과제 평가위원의 양성평등 관찰 보고서(2013년, 2015년)’를 인용하여 연구과제 패널 평가 시 평가자의 인적다양성을 추구해야 하고 젠더 편견을 제거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9일 밝혔다.

스웨덴 연구협의회는 인문/사회, 의학, 과학/기술, 예술, 교육, 연구인프라 분야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수행하는 정부 산하 기관으로 매년 6,000개 이상의 과제 평가를 진행한다.

협의회는 양성평등 관점을 반영하여 과제평가를 진행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도출된 평가 방식·절차상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이 연구를 격년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관찰자가 패널 평가에 참여하여 평가자의 언어, 대화, 상호작용 등의 패턴을 관찰하고 해석한 후 젠더 중립적 과제 평가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제 평가자의 사용 언어, 논의 주제, 평가 관점 등이 과제 지원자 성별에 따라 종종 다르게 작용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특히 여성 지원자를 평가할 때 남성 지원자 보다 과제지원서 외에 비공식적 정보가 더 많이 언급되거나 논의되는 경향을 보였고 이런 정보가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여성 지원자의 지도교수가 누구인지, 그녀가 누구의 지도교수였는지, 함께 근무한 남성연구자는 누구인지 등 여성 지원자의 주변 인물들에 대해 언급하는 네임 드롭핑(name-dropping) 현상이 남성지원자에 비해 많이 관찰되었다.

또 연구팀 내 여성 지원자의 독립적인 역할에 대해 더 자주 질문된 반면 이런 경향은 남성 지원자에겐 나타나지 않았다. 평가자의 말하기와 듣기 태도, 토론 시간에도 성별차이를 보였고 평가할 때 주로 사용하는 단어에도 차이가 관찰되었다.

일부 남성 평가자는 지원서를 읽지 않고 의견을 발언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높은 지위의 평가자인 경우 평가 과제의 목적과 구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평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남성 평가자는 여성보다 더 많이 발언하는 경향을 보였고 남성 평가자 간에 서로 의견에 대해 동조하고, 자신들을 특정 연구 전문가라고 언급하는 횟수가 여성보다 많았다. 반면 일부 여성 평가자는 자신의 지식과 역량을 낮춰 말하는 경향을 보였다.

평가할 때 주로 사용하는 단어에도 차이가 있었다. 남성 지원자에겐 well-known(잘 알려진, 인정받는), respected(존경받는), established(저명한), a rising star(유망주, 인재), excellent(출중한, 훌륭한) 등을 사용한 반면, 여성 지원자에겐 good(잘하는), strong(성실한, 의지가 좋은, 강한), olid track record(일관된 경력, 탄탄한 실적), high novelty(참신한) 등을 주로 사용하였다.

보고서는 다음 상황에서 젠더 편견이 연구과제 평가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유의할 것을 권고했다. △연구팀 내에 독립성과 개인 역할을 고려할 때 △나이, 육아휴직, 아이가 몇 명인지에 대해 다룰 때 △개인에 대한 비공식 정보를 다룰 때 △발간물수에 대해 평가할 때 △발간물에서 왜 첫 번째 혹은 마지막 저자로 적혀 있는지 논의할 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대안으로 같은 단어를 사용할 때 △지원서 등급을 올리거나 낮추는 것을 논의할 때 이 외에도 양성평등 관점에서 연구과제 평가가 이뤄지기 위한 평가 절차 및 과정에 참고할 만한 몇 가지 제언을 했다.

높은 지위의 평가자 의견에 위원장이 동의·옹호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동일한 성별, 국적의 평가자끼리 농담하거나 속삭이는 행동 등은 평가자 간 비공식 주도권을 형성하거나 다른 집단의 평가자를 배제하는 것처럼 보여 토론의 질을 낮출 수 있다. 성별, 전문성, 지위, 국적, 나이 등의 요인에 기인한 공식적/비공식적 정보는 다른 평가자들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평가위원 구성 시 인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013년 연구에서 자유롭게 배석했던 것과 달리 2015년 연구에서 남녀 평가자 교차로 좌석을 배치했더니 더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회의 시 좌석 배치는 비공식적 구조와 위계를 형성해 회의 진행 및 참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성별, 소속, 지리적 출신, 평가 경험 유무 등의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평가자 좌석을 배치한다면 긍정적인 토론 분위기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두 차례의 관찰 연구에서 지원자의 자질, 연구 환경 등 지원서에 드러나지 않은 비공식 정보가 다뤄지는 것이 종종 관찰되었다. 이런 비공식 정보가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우호적이지 않게 작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것은 평가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가자들이 비공식정보를 논의하거나 불필요하게 지원자 주변 인물을 언급할 때 지원서를 읽지 않고 코멘트 할 때 등 공정한 토론에 방해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원장과 간사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사전 교육을 해야 한다.

아울러 보고서는 평가에 관여하는 사람들(평가위원장, 평가위원, 간사 등)의 역할과 행동 지침 등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화진 소장은 “연구과제 평가 시 양성평등 관점을 고려하는 것은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젠더 편견을 제거하자는 것으로 여성 지원자를 더 뽑아야 된다는 적극적 조치(affirmative action)와는 구분된다”며 “우리나라 연구과제 수행 환경과 평가 절차도 스웨덴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양성평등 관점을 반영하여 과제평가를 진행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점검하는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연구과제 평가자 구성 시 인적 다양성을 추구하고 평가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젠더 민감도를 높이는 교육과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개요

(재)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는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된 미래창조과학부 소관 공공기관입니다. 여성과학기술인력의 육성/지원을 정책 사업을 운영하는 여성과학기술인 종합지원기관으로, 복권기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으로는 법/정책/제도 운영 지원(현황통계조사, 채용목표제/담당관제 운영 지원 등), 이공계 여성 일자리 지원(경력단절 여성 R&D 경력복귀 지원, 미취업/비정규직/경력단절 여성 채용 중개, 취업교육 등), 과학기술여성인재아카데미 교육,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 이공계 여성 멘토링 등 이공계 여학생 육성 사업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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